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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커앵무새(Quaker Parrot)의 평균 수명은 20~30년입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솔직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강아지나 고양이도 10년 넘게 키우면 긴 편인데, 새가 30년이라니요. 실제로 저는 두 마리를 키우면서 이 아이들이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진짜 가족이 된다는 걸 체감했습니다. 어릴 때 몸을 떨며 먹이를 조르던 모습, 제 말을 따라하며 교감하려던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퀘이커앵무새만의 독특한 특징
퀘이커앵무새는 학명 Myiopsitta monachus로, 몽크 파라킷(Monk Parakeet)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몽크'란 수도사를 의미하는데, 이마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은회색 깃털이 마치 수도사의 앞치마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몸 전체는 선명한 초록색이고 날개 끝에는 청록색 깃털이 있어서, 날 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크기는 약 29cm, 체중은 90~150g 정도로 중소형 앵무새에 속합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는 108g 정도인데,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크기지만 존재감만큼은 대형견 못지않습니다. 원산지는 아르헨티나와 볼리비아 등 남미 지역이고, 야생에서는 무리 생활을 하는 사회성 강한 새입니다(출처: 서울대공원).
이 새가 앵무새 중 유일무이하게 가진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나뭇가지로 직접 둥지를 짓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앵무새는 나무 구멍 같은 기존 공간을 활용하는데, 퀘이커는 나뭇가지를 모아 정교한 집단 둥지를 만들어요. 심지어 여러 쌍이 한 둥지에서 각자의 방을 쓰며 공동생활을 합니다. 이런 강한 번식력과 적응력 덕분에 미국과 스페인 등지에서는 야생에 정착한 퀘이커가 침입 외래종(Invasive Species)으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침입 외래종이란 원래 서식지를 벗어나 다른 지역 생태계에 정착해 토착종을 위협하는 종을 의미합니다.
영리하고 애교 많은 성격
퀘이커앵무새를 처음 입양하려는 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바로 성격입니다. 제 경험상 이 새의 최대 매력은 단연 수다쟁이 기질과 사람과의 교감 능력입니다.
언어 습득 능력부터 말씀드리면, 앵무새 중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뛰어납니다. 꾸준히 대화하고 가르쳐주면 수십 개의 단어와 짧은 문장을 익힙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는 5년 차인데 요즘은 "아리아", "예리"를 자주 말합니다. 혼자 있을 때도 중얼중얼 연습하는 모습이 정말 귀엽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앵무새가 진짜 말을 이해하고 하는 건지 의문이었는데, 함께 살다 보니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말을 꺼내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지능도 상당히 높습니다. 장난감을 주면 스스로 분해하려 하고, 새로운 것에 거침없이 달려드는 탐구심이 있어요. 지루함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다양한 장난감과 놀이가 필수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까다로운 부분인데, 매일 같은 놀이만 하면 금방 시들해하더라고요. 로테이션으로 장난감을 바꿔주는 게 좋습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스킨십을 즐기는 편입니다. 어깨 위에 앉아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어 합니다. 야생에서 무리 생활을 하던 습성 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고,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여기서 분리불안이란 보호자와 떨어졌을 때 극심한 불안을 느끼며 문제 행동을 보이는 증상을 말합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도 분리불안이 심한 편이라 소음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다만 영리한 만큼 자기주장도 강합니다. 싫은 것은 싫다고 확실하게 표현하고, 고집도 세요.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게 오히려 개성이 되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일방적인 애정 표현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입양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퀘이커앵무새를 키우겠다고 결심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과 사랑을 줄 준비가 됐는지 냉정하게 판단해보셔야 합니다.
첫 번째는 소음 문제입니다. 퀘이커앵무새는 울음소리가 꽤 큽니다. 특히 분리불안이 있거나 외로움을 느낄 때 더 심하게 웁니다. 아파트나 빌라에서 키운다면 이웃과의 관계를 미리 고려해보세요. 실제로 소음 문제로 방사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출처: 국립생태원). 일반적으로 앵무새는 조용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퀘이커는 예외입니다. 저는 방음 처리를 따로 했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우는 소리에 이웃에게 양해를 구한 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활동성과 관심 요구입니다. 하루 최소 1~2시간은 함께 놀아주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자 두면 스트레스를 받아 자해 행동(Feather Plucking)을 보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자해 행동이란 스트레스나 외로움으로 인해 자신의 깃털을 뽑는 행동을 말하며, 한번 시작하면 교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바쁜 직장인이 키우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세 번째는 긴 수명입니다. 잘 키우면 20~30년을 함께하는 장기 동반자입니다.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오랜 책임을 질 수 있는지 먼저 고민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할 나이에 입양했다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동안에도 계속 함께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먹이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퀘이커앵무새는 잡식성이라 다양한 먹이를 줄 수 있지만, 균형이 중요합니다.
먹어도 되는 것:
- 펠릿(주식으로 추천, 영양 균형이 잘 잡혀 있음)
- 씨앗류(해바라기씨, 기장 등, 단 과다 섭취 시 비만 주의)
- 과일(사과, 딸기, 블루베리, 바나나, 포도 등)
- 채소(브로콜리, 당근, 시금치 등)
절대 금지 음식으로는 아보카도(독성 물질 포함), 초콜릿, 카페인, 양파, 마늘, 알코올, 과도한 소금(탈수로 사망 가능) 등이 있습니다. 제가 키우는 아이는 호박씨, 땅콩, 해바라기씨를 특히 좋아하고, 펠릿은 잘 선호하지 않아서 조금씩 섞어 먹이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앵무새를 키우려 할 때 가장 먼저 추천받았던 종이 바로 퀘이커였습니다. 실제로 키워보니 이 아이들은 단순히 '새'가 아니라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어릴 때 먹이를 달라고 몸을 떨며 보채는 모습은 정말 사랑스럽고, 사람 말을 흉내 내며 교감하려는 모습에서 높은 지능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만 활동성이 높고 자기주장이 강해 꾸준한 관심과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만큼 시간을 들인 만큼 애정으로 되돌아오는 매력적인 반려조라고 느꼈습니다. 충분한 각오와 준비가 됐다면, 퀘이커앵무새는 인생 최고의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